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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리뷰

삼식이삼촌 인물관계, 시대 속 꿈과 욕망

by OTT언니의 감상노트 2025. 9. 5.

송강호가 그린 1960년대의 꿈과 욕망

송강호 배우의 첫 드라마 시리즈라는 사실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삼식이 삼촌'. 1960년대 초, 격동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전쟁 중에도 자기 식구는 하루 세 끼 다 먹였다는 별명,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시대극을 넘어, '먹는다'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통해 한 국가의 비전과 개인의 신념이 어떻게 충돌하고 얽히는지를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과연 삼식이 삼촌은 혼란한 시대를 이용한 장사꾼일까요, 아니면 시대를 내다본 위대한 전략가였을까요? 그의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한 묵직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삼식이삼촌
삼식이삼촌

김산의 인물관계, 꿈을 위한 동맹

드라마의 서사는 삼식이 삼촌과 김산, 이 두 인물의 만남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삼식이 삼촌은 비록 배움은 짧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과 돈을 움직이며 밑바닥에서부터 힘을 키워온 인물입니다. 그에게 '밥'은 생존이자 곧 권력입니다. 반면, 육사 출신에 미국에서 경제학까지 공부한 엘리트 김산은 국가 재건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졌지만, 부패한 현실의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이처럼 살아온 환경도, 생각하는 방식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지만, '모두가 배부른 나라'라는 하나의 꿈을 공유하며 손을 잡습니다. 김산에게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삼식이 삼촌의 실행력이, 삼식이 삼촌에게는 자신의 사업에 명분과 날개를 달아줄 김산의 지식과 비전이 필요했던 것이죠.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파트너를 넘어, 때로는 아버지와 아들처럼, 때로는 서로를 의심하는 경쟁자처럼 복잡한 감정선을 오가며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격동의 1960년대, 삼식이삼촌이 그린 시대상

‘삼식이 삼촌’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1960년대라는 시대 그 자체입니다.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가장 혼란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드라마는 권력을 향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아갔던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편을 바꾸는 정치인, 새로운 권력에 줄을 대려는 군인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는 기업가들까지. 드라마 속 인물들의 암투와 이합집산은 당시의 부패하고 혼란했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삼식이 삼촌과 김산의 '원대한 계획'이 왜 그토록 험난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꿈을 더욱 응원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삼식이삼촌의 꿈과 욕망, 결말이 던지는 메시지

결국 '삼식이 삼촌'은 우리에게 '올바른 목표를 위해서는 과정은 상관없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모두가 굶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삼식이 삼촌의 꿈은 분명 선한 것이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방식은 때로 폭력적이고 불법적이었습니다. 드라마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인물들을 평가하는 대신, 각자의 신념과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특히 순수한 열정을 가졌던 엘리트 청년 김산이 현실과 타협하며 점차 변해가는 모습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과연 삼식이 삼촌이 꿈꿨던 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드라마의 결말은 명확한 해답 대신 긴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 각자에게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꿈과 욕망, 그리고 신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삼식이 삼촌'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한 편의 깊이 있는 역사서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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